“
내 기억보다 먼저 봐야 할 게 있습니다.
”
사이버 명예훼손 변호사를 찾아오시는 분들은 대개 내 입장을 이해해 줄 사람을 찾습니다.
그런데 저는 의뢰인의 말에만 기대어 사건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건 기억만 믿고 조사를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본인이 기억하는 내용과 실제 게시글·댓글 등 남아 있는 자료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의뢰인의 설명을 먼저 듣되, 실제 자료와 어긋나는 부분은 없는지 함께 확인합니다.
왜 이런 과정이 필요한지, 조사 전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순서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① 이름을 쓰지 않아도 명예훼손이 문제될 수 있는 경우
② 경찰조사 전에 확인해야 할 게시글·삭제·연락 기록
③ 사이버 명예훼손 변호사 상담에서 꼭 봐야 할 기준
■ 이름도 안 썼는데 왜 명예훼손으로 고소된 건가요?
이름을 직접 쓰지 않았더라도 앞뒤 내용을 통해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사이버 명예훼손 변호사를 찾아오시는 분들 중에는 “저는 그 사람 이름을 한 번도 쓰지 않았어요”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데 실제 자료를 확인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때가 있습니다.
문제가 된 글에는 이름이 없지만 바로 앞 댓글에 상대방의 이름이 나오거나, 사건·직업 등을 통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는 경우죠.
또 본인은 게시글 하나만 기억하는데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에는 댓글과 대댓글까지 여러 건이 날짜순으로 정리돼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기억하는 글 하나만 놓고 명예훼손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누구를 가리킨 글인지 확인했다면, 다음으로는 어떤 내용과 목적으로 작성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따르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쟁점 중 하나가 바로 ‘비방할 목적’입니다.
화가 나서 상대방을 공격하려고 쓴 글인지, 다른 사람의 피해를 막기 위해 알린 글인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역시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비방할 목적과는 양립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죠.
결국 이름이나 사실 여부만 볼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 왜 쓴 글인지 전체 맥락을 확인해야 합니다.
■ 경찰조사 전에 제가 뭘 확인해 가야 하나요?
문제가 된 글만 보지 말고 계정에 남은 기록을 처음부터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상대방은 고소를 준비하면서 게시글 하나만 보지 않습니다.
같은 계정으로 작성한 글부터 댓글, 대댓글까지 찾아 캡처해 제출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조사 전에는 네 가지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형법」 제155조 및 관련 대법원 판례
특히 이미 삭제한 글이 있다면 언제, 왜 삭제했는지까지 기억해 두셔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타인의 형사사건 증거를 없앤 경우를 처벌하므로, 자신의 게시물을 지웠다고 바로 증거인멸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155조).
다만 이미 캡처된 자료라면 삭제해도 남아 있고, 고소 후 삭제했다면 그 경위를 질문받을 수 있죠.
상대방에게 사과나 해명을 위해 연락한 적이 있다면 그 내용도 함께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좋은 뜻으로 보낸 메시지라도 실제로 어떤 표현을 사용했는지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럼 어떤 변호사를 만나야 하나요?
내 이야기에 공감하는 것보다 자료에서 불리한 부분을 먼저 짚어주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억울한 이야기를 하면 내 입장에 공감해 주는 상담이 편하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상담에서 받지 않은 질문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조사실에 들어가면 결국 수사관이 묻게 되죠.
그때 처음 보는 게시글이나 댓글이 나오면 당황할 수 있고, 급하게 설명하다 보면 앞선 진술과 말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이버 명예훼손 변호사를 선택할 때는 “내 설명에서 약한 부분을 얼마나 찾아냈는가”를 보셨으면 합니다.
저 역시 검사로 근무할 때부터 이 부분을 중요하게 봤습니다.
객관적인 자료와 진술이 맞는지, 설명이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를 하나씩 확인했는데요.
지금은 그 경험을 의뢰인의 조사 준비에 활용합니다.
상담 단계에서 불리할 수 있는 부분까지 먼저 확인해 두면 조사실에서 처음 보는 자료나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 상담이 편하지는 않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조사실에서 처음 마주할 질문을 상담실에서 먼저 확인하는 것, 그것이 제가 중요하게 보는 준비 과정입니다.
🚨 조사 날짜가 잡혔다면, 지금부터 준비하셔야 합니다.
사이버 명예훼손 사건은 내가 기억하는 내용과 실제 남아 있는 자료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자료가 문제될 수 있는지, 그 자료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검사 출신 변호사 추형운이 실제 자료를 함께 확인하고, 조사에서 나올 수 있는 질문부터 짚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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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사이버 명예훼손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게 좋나요?
A. 가능하면 첫 경찰조사 전에 상담받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자료가 제출됐는지 예상하고 진술 범위를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Q2. 경찰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가 함께 들어갈 수 있나요?
A. 네. 피의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고, 조사 과정에서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조사 일정이 정해졌다면 출석 전에 참여 여부와 준비할 내용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3.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정보통신망법 제70조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합의했다는 사실보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명확히 확인됐는지가 중요합니다.
Q4. 사실을 쓴 것인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사실을 적시한 경우도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의 요건에 해당하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5. 익명 계정이면 작성자를 찾기 어려운가요?
A. 익명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통해 작성자 확인 절차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조사 연락을 받은 뒤 준비를 시작하기보다 기존 기록부터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2026.08 검사출신변호사 추형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