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의만으로 줄일 수 있나
”
도로 위에서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해 발생하는 보복운전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범죄입니다.
단순한 운전 다툼이 아니라 ‘자동차’라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특정인을 위협하거나 공포에 빠뜨린 행위로 평가되기 때문이죠.
지금 질문자님은 1심에서 무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여기에 더해 검사가 항소까지 제기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억울한 마음이 앞서겠지만, 이 단계에서는 감정이 아니라 앞으로의 결과를 냉정하게 계산해야 합니다.
항소심은 다시 한 번 ‘옳고 그름’을 다투는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 남을 결과를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지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기에 이제는 “내가 옳다”는 주장보다 어떤 선택이 현실적인 이익으로 이어질지 차분히 따져볼 때입니다.
■ 무죄 주장의 한계, 밀고가도 될까
1심에서 이미 피해자가 증인으로 출석했고, 영상 자료와 진술을 종합해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는 점은 재판부가 사실관계에 대해 상당한 확신을 가졌다는 의미입니다.
단순히 의심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면 그 단계까지 나아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항소심에서도 동일한 무죄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은 결코 안전한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항소심은 처음부터 다시 판단하는 절차라기보다 1심 판단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는지를 검토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법원은 명확한 증거가 제시된 상태에서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태도를 단순한 방어로만 보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반성 없는 태도’로 평가하고, 그 인식을 양형에 반영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특히 검사가 항소한 사건에서는 이러한 요소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죠.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의 판단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리는 순간 무죄 주장을 끝까지 고수한 피고인에게 보복운전 벌금을 낮춰줄 명분은 거의 남지 않습니다.
오히려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까지 더해지면 형이 그대로 유지되거나 상황에 따라서는 더 불리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 검사 항소의 의미
“지금 상태에서 형이 더 무거워질 수도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피고인만 항소한 경우라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만, 지금은 검사가 항소한 상태입니다.
이는 1심에서 선고된 벌금 700만 원이 죄질에 비해 가볍다고 판단했고, 항소심에서 더 무거운 처벌을 요구하겠다는 뜻입니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징역형이나 집행유예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으며,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보복운전 벌금으로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생깁니다.
특히 항소심 내내 책임을 부인하고 반성 없는 태도를 유지한다면 재판부가 검사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여지는 더욱 커집니다.
즉, 이 단계에서의 선택은 단순히 벌금 액수를 줄이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형의 무게뿐 아니라 형의 ‘종류’ 자체를 지켜낼 수 있느냐를 가르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보셔야 합니다.
■ 벌금을 낮추는 현실적인 전략
결국 항소심에서 결과를 바꾸는 현실적인 방법은 태도의 전환과 합의입니다.
첫째, 범행에 대한 전략적 인정과 반성입니다.
항소심 첫 기일에서 “1심 당시에는 억울한 마음에 부인했으나, 지금은 제 행동의 위험성을 깨닫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십시오.
진정성 있는 반성문과 탄원서는 재판부가 양형을 다시 검토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둘째, 피해자와의 합의입니다.
보복운전 사건에서 결정적인 자료는 피해자의 처벌불원서입니다.
합의가 이루어지면 검사의 항소 논리는 크게 약해지고, 재판부 역시 보복운전 벌금을 낮출 명확한 근거를 확보하게 됩니다.
이미 감정이 상했더라도 항소심 단계에서는 결과를 위해 냉정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변호사를 통해 조건을 조율하고, 합의 가능성을 최대한 열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말로 설명하기보다 태도와 행동으로 책임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피해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과 변화된 자세는 재판부가 판단을 내릴 때 직접적으로 고려되는 요소입니다.
현실을 외면한 채 고집만 이어간다면 선택지는 오히려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한다면, 남길 결과를 최소화하고 이후의 삶을 지킬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습니다.
|
- 2026.01 검사출신변호사 추형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