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SOS 칼럼

검사출신 추형운 변호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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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협박

정당방위 기준은 어디까지 인정되는 것인가

2026.01.11


한 대도 때리면 안될까
 ”



몸과 마음이 모두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수사기관으로부터 ‘쌍방’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느끼셨을 허탈함과 분노가 얼마나 컸을지도 충분히 짐작됩니다.

특히 계단에서 밀쳐져 골절까지 입으셨다면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만큼 매우 중대한 상황이었겠죠. 

다만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쌍방’이라는 표현이 곧 동일한 책임이나 동일한 결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형식적으로 언급되더라도 이후 법적 판단에서는 정당방위 기준과 함께 사건의 경위와 결과가 전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현재 상황을 법적으로 어떻게 정리하고 어떤 방향으로 풀어갈 수 있는지를 차분히 살펴보는 일입니다.




■ 정당방위 기준의 현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상대가 먼저 때렸는데, 가만히 맞고만 있어야 하나요?”

법원이 바라보는 정당방위 기준은 우리가 체감하는 감정의 기준보다 훨씬 냉정합니다. 

판단의 핵심은 ‘누가 먼저 때렸는가’가 아니라 상대의 공격을 멈추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이었는지에 있습니다. 

즉, 상대를 제압하거나 응징하려는 의도가 개입되는 순간,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더 이상 폭행을 하지 못하도록 손목을 붙잡거나, 밀쳐오는 힘을 뿌리치는 정도라면 방어 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공포나 분노 속에서 주먹을 휘두르거나 다리를 차는 행동은 상황이 급박했더라도 적극적인 반격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질문자님께서 상대의 정강이를 차거나 팔을 때린 행위 역시, 수사기관에서는 방어보다는 다툼 과정에서 오간 상호 공격으로 볼 가능성이 큽니다. 

이 지점이 바로 많은 분들이 억울함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죠. 

실제 상황에서는 생존을 위한 행동이었더라도 법의 언어로 옮겨지는 순간 전혀 다른 의미가 부여되기 때문입니다.



 

 
■ 쌍방이라도 처벌이 다른 이유



 

실제 판단에서 더 무겁게 작용하는 요소는 누가, 어느 정도의 피해를 입었는가입니다.

질문자님은 계단에서 밀쳐지는 과정에서 골절을 입고 입원 치료까지 받으셨습니다. 

이는 단순한 몸싸움 수준을 넘어 신체의 기능이 실제로 손상된 명확한 상해로 평가됩니다. 

반면 상대방의 피해가 경미한 타박상에 그쳤다면 법원은 양측을 같은 선에 두고 보지 않습니다.

형식상 다툼이 오갔다는 점보다 결과적으로 발생한 위험성과 피해의 크기가 판단의 중심이 됩니다. 

특히 계단처럼 사고 위험이 큰 장소에서의 밀침은 그 자체로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한 행위로 평가되며, 여기에 골절이라는 결과가 더해지면 책임의 무게는 더욱 커집니다.

이 지점에서 핵심은 양형 판단입니다. 

즉, 누가 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는지가 처벌 수위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상대방이 초범이라는 사정이 있더라도 상해의 정도가 중하다면 상당한 벌금형은 물론 사안에 따라 그 이상의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억울함을 푸는 법적 전략



 

지금 필요한 것은 “내가 정당방위였다”는 말을 반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관건은 내가 입은 피해가 얼마나 중대한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첫째, 맞고소는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주장만 수사 테이블에 올라가면 조사 흐름이 한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피해 사실을 정식으로 제기해 피해자 지위를 함께 확보해야 판단의 균형이 맞춰집니다.

둘째, 증거를 끝까지 지키셔야 합니다. 

진단서와 입·통원 기록, 부상 부위 사진, 가능하다면 현장 주변의 영상 자료 등 이런 기록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커집니다. 

축적된 자료는 수사기관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행위의 경중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셋째,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마십시오. 

쌍방으로 분류된 사안일수록 합의 과정에서 말 한마디, 태도 하나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상대가 책임을 회피하려 하거나 처벌을 우려하는 상황이라면 법률 대리인을 통해 차분하게 조건을 조율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정당방위 기준을 넘어서 피해의 깊이로 승부를 보는 전략입니다.



🚨 법은 말보다 결과를 중시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나도 맞아서 때렸다”는 말은 스스로 쌍방을 굳히는 진술이 될 수 있습니다. 


대신 일방적인 폭행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이었고, 그 결과 중대한 상해를 입었다는 점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정당방위 기준에만 매달리기보다 자신의 상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즉,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만이 억울함을 바로잡고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 2026.01 검사출신변호사 추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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